바이오쇼크 인피니트, 영원한 인간의 굴레 게임


## 바이오쇼크 인피니트(2013)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큰 잘못을 저지르기 마련이다. 중요한 약속을 안지켰다든지, 홧김에 친한 친구에게 욕을 한다든지, 심하면 누군가를 죽이거나 죽도록 패든지, 남의 것을 뺏거나 훔치든지.

 

잘못의 종류는 다르더라도, 우리가 잘못했다고 느끼는 순간 느끼는 감정은 똑같다. 누구나 후회를 하고, 이 상황을 벗어나고 싶어한다.

 

그러나 여기서 사람들은 각자 다른 선택을 한다. 누군가는 잘못을 잊지 않고 극복하려 하고, 누군가는 잊어버리고 싶어하고 누군가는 내 잘못이 아니라 스스로 위로한다.

 

흥미롭게도, 이 잘못에 대한 태도들은 '속죄'라는 단어 하나로 똑같아진다. 실제 행동은 엄연히 다른데 말이다. 바이오쇼크 인피니트(2013)'부커 드윗'이라는 한 남자의 '속죄'에 대한 이야기다.


 

스토리는 간단하게 얘기하자면, 딸을 판 한 남자가 자신의 잘못을 되돌리기 위해 딸을 되찾고 용서받기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다. 여기에 평행우주론, 양자이론, 시간여행, 하늘위에 떠있는 도시, 광신적인 선민사상, 인종차별 등의 얘기가 버무러져있는, 아주 복잡한 이야기다.

 

이 글을 읽기전 스토리라도 한번 쭉 보고 오면 좋다. 감정이입이 될거니까 말이다. 심심하면 유튜브를 가든, 나무위키에서 바이오쇼크 인피니트를 검색하든 해서 스토리를 보는걸 추천한다.

 

게임을 끝내고 나면 사실 주인공 '부커 드윗'과 악당 '재커리 H. 컴스탁'은 사실 동일인물이었음을 알 수 있다.

컴스탁의 과거, 부커의 과거는 결국 세례식 전의 부커 드윗, 한 사람의 과거다. 세례식을받는 부커에겐 세가지 선택권이 있었다. 세례를 받고 새 삶을 시작할 것이냐, 세례를 거부하고 그 삶을 계속 이어나갈 것이냐, 아예 삶을 포기할 것이냐.

 

세례를 받은 부커는 컴스탁으로 새로 태어났다. 그러나 그의 죄는 여전히 남아있었다. 세례를 받는다고 과거가 지워지진 않으니 말이다. 컴스탁은 자신의 죄는 죄가 아니었다면서 백인우월주의, 인종차별을 받아들여 자신의 죄를 합리화시켰다.

 

그러다 점점 백인우월주의, 인종차별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컴스탁은 세상이 썩었다며 하늘위의 도시를 만들고, 세상을 파괴하려했다. 결국 컴스탁은 수 많은 사람, 심지어 딸의 삶마저 파괴했고, 그 자신마저 파멸하고 말았다.

 

비슷한 예로 일본이 있다. 19세기 말 근대화를 시작한 일본은 동아시아에서 가장 센 나라가 되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많은 잘못을 저질렀다. 수많은 사람이 죽었고 여러나라가 고통받았다.

 

그러나 일본은 그걸 극복하려기보단 자신의 이익을 위해 가리기에 급급했고, 끝내 자신들의 이익만을 더 늘리기 위해 전쟁을 일으켰다. 그리고 그 결과는 일본 자신들의 패망과 동아시아 전체에 드리워진 죽음의 그림자, 피폐함 뿐이었다.

 

죄를 덮으려고 하면 더 큰 죄가 필요하고, 죄는 빚이 된다. 빚을 갚지 못하면 파멸 뿐이다. 명예도, 용서도, 자비도 없다. 컴스탁과 일본이 파멸한 이유였다.

 

세례를 거부하고 삶을 이어간 부커는 결국 다시 큰 잘못을 저지르고 말았다. 끝내 자신이 무고한 인디언들을 학살했다는 기억을 극복하지 못했고, 아내까지 출산 직후 죽어버리자 부커는 완전히 무너졌다.

 

때문에 부커는 현실을 잊기위해 도박에 빠졌고, 감당할 수 없는 도박빚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딸을 팔아버린 것이었다. 부커는 자신이 잘못했다는 것을 알고 거래를 취소하려했지만, 딸은 이미 떠난 직후였다. 부커는 그렇게 20년 가까이 뼈저리게 후회하며 살았다.


 

어쩌면 우리네 삶도 비슷하다. 자신의 못난점을 떠올리다 연애든 일이든 그르치는 경우가 많고, 트라우마로 연결될 수도 있다. 심한 경우 이런 트라우마가 계속 쌓이다 사회에서 낙오되는 사람들도 있다.경제적으로든, 대인관계에 있어서든 말이다.

 

잘못은 피하지 않으면 고통스럽다. 또 사소한 잘못이든 큰 죄든 이건 누군가에게, 혹은 자신에게 진 빚이다. 빚은 쌓일수록 고통스러워지고, 결국 빚을 못 갚거나 잘못을 저지를 확률이 높아진다.

 

죄를 인정하고 잊지 않으려 해도 극복하지 못하면 결국은 나락으로 빠진다. 우리의 삶이 힘든 이유이자, 부커가 나락으로 빠진 이유다.

 


그러나 부커는 파멸하지 않았다. 'Bring us the girl, and wipe away your dept.' 게임 초반부에 부커는 이 말을 듣고 엘리자베스를 찾으러 간다. 부커는 엘리자베스를 찾아 '우리'에게 데려오면, 빚을 없애주겠다는 말이니 도박빚을 청산할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게임이 끝날 때 쯤, 사실 빚은 도박빚이 아니라 자신의 잘못이었음을 깨닫는다.루테스 남매는 컴스탁을 막으려 했고, 부커는 그런 루테스 남매에게 좋은 거래자였다. 루테스 남매는 부커에게 엘리자베스를 해방시키면 빚, 즉 딸에 대한 죄책감을 없앨 수 있다고 했고, 부커는 받아들였다. 그리고 부커는 결국 잘못된 것을 바로잡았다.

 

'나비효과' 스러운 결말이긴 하지만, 부커로써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그가 셰례를 받기 전에 죽음으로써, 엘리자베스와 컬럼비아의 비극은 없던 일이 되었던 것이다. 그는 죽음으로써 딸과 사람들에게 속죄했다.


 

바이오쇼크 인피니트, 아니 바이오쇼크 시리즈는 전통적으로 생각할 거리를 많이 남기는 스토리로 유명하다. 그러나 시리즈가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은 가족의 사랑, 사람들이 저지르는 잘못과 그에 대한 극복, 희망이다.

 

누구나 잘못은 할 수 있다. 그러나 그에 대한 책임은 져야 한다. 슬프게도, 이 세상에서 잘못 안하는 사람 없고 빚을 안 지는 사람은 없다. 우린 여기에서 회피할수 없다. 그럼 답은 하나다. 나는 과연 내가 저지른 일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는가?

 

게임하면서, 영화 보면서,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는데, 바이오쇼크 인피니트는 최근에 받은 충격 중 가장 큰 충격이었다. 군대가기전에 한번 깨고 한동안 헤어나오지 못했는데, 이번에도 그럴 것 같다.

 

DLC도 스토리를 다 봤는데, ..... 켄 레빈 잔인한 사람..... 여튼 바이오쇼크 인피니트를 꼭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게임 자체도 꽤 재밌다. 가을에 어울리는 게임, 바이오쇼크 인피니트.


덧글

  • 바이오쇼크 2015/10/11 16:20 # 삭제 답글

    사실 인피니트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하려면 1,2편 플레이도 필수입니다. 바이오쇼크 시리즈의 특징이 어느 한 편만 할 경우 제작진이 전하고자 하는 주제의식과 세계관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점이죠.

    DLC 바다의 무덤까지 다 해보셨다 하니 바이오쇼크를 꽤 재밌게 플레이하셨나 보네요. 저희 카페에서 지금 바이오쇼크 유저들을 모집 중인데, 이쪽에 세계관이나 스토리, 게임 공략 등 관련 정보가 수록돼 있으니 한번 관심있으시면 방문해주세요 :)

    http://cafe.naver.com/bioshockfore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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